먹골역 묵동 쪼매매운 냉면의 괜찮은 돈까스
돈까스하면 서양음식인 것 같기도 하지만 돈까스의 유래를 보면 돈까스는 엄연히 일본음식입니다.
본래 일본에는 돈까스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서양에서 포크커틀렛이 들어옵니다. 포크는 돼지 돈짜를 써서 돈, 일본식 카츠레츠에서 카츠를 따서 돈과 카츠가 합쳐져서 돈카츠가 되었다고 합니다. 돈카츠를 우리나라에서는 돈까스로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불교가 국교가 되면서 아주 오래전 가축의 도살을 금지하고 1200여년동안 육식을 하지 못하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고 메이지유신시대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서양문화가 유입됩니다. 이로써 육식금지령은 종식되고 국민건강을 위해 오히려 육식을 권하는 시대가 옵니다. 이때 비싼 소고기나 양고기보다 저렴한 돼지고기를 많이 먹게 되는데 특히 돼지고기를 두껍게 튀겨서 먹는 돈까스가 많이 유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돈까스는 일본에서 카레라이스, 고로케와 더불어 다이쇼 시대에 들어온 3대 양식으로 손꼽히는 음식입니다.
그 원조 격인 음식은 이름대로 커틀릿이라고 합니다. 커틀릿은 뼈가 붙은 돼지고기나 쇠고기에 밀가루나 빵가루를 묻혀 버터로 튀기듯이 지지는 음식입니다. 다만 유럽에서는 커틀릿을 돼지고기로 만드는 경우는 드문 편이고, 오늘날 포크 커틀릿이라고 하면 돈가스를 말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돼지고기를 이용한 튀김 요리라는 점에서 가장 비슷한 요리는 오스트리아, 독일의 슈니첼(Schnitzel). 이탈리아의 코톨레타도 이쪽 계열입니다.
이 커틀릿을 일본에서 뼈가 없고 (비교적) 얇은 돼지고기에 일본식 튀김인 덴뿌라(天ぷら)의 튀김옷을 응용한 밀가루→달걀→빵가루[4] 순으로 입힌 튀김옷을 충분한 양의 식물성 기름을 이용하여 낮은 온도에서 한 번, 높은 온도에서 한 번, 두번 튀겨내는 요리로 만든 것이 돈가스입니다. 으레 이런 부류가 확실히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는 도쿄도 주오구에 위치한 렌가테이(煉瓦亭)가 발상지로 알려져있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으론 1899년 '돼지고기 커틀렛'이란 이름의 메뉴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요리법이 달라져 버린 데다 빵가루도 다르고 먹는 방식 소스의 제조법까지 달라진 이상, 고기를 가루 묻혀 굽거나 튀겼다는 점에서 맛은 비슷하겠지만 특히 소스는 일본식으로 많은 변형이 가해졌기 때문에 돈가스와 커틀릿을 사촌 지간이면 모를까 완전히 같은 요리로 보기는 힘듭니다.
몇몇 책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직후 GHQ 사령관으로 부임한 더글러스 맥아더가 일본을 농업, 목축 위주 국가로 만들기 위해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시장에 일부러 적게 풀도록 한 것이 기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일본인들이 부족한 고기를 좀 푸짐하게 보이려고 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튀기는 덴푸라 조리법으로 돈가스와 고로케를 만들어냈다고 하는 것이 이 주장입니다. 하지만 돈가스든 고로케든 이미 2차대전 이전 메이지 유신 시기에 도입되어 어느 정도 현지화되고 조리법의 틀이 잡혀 대중식사로 보급되었으므로, 이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또는 일본은 불교 영향을 받았던 7세기 말 덴무 덴노부터 19세기 메이지 유신 전까지 약 1200년이 가깝게 육식 금지령으로 식육을 금기시하던 나라라, 국민들이 고기가 익숙하지 않기에 튀김 옷을 두껍게 둘러 고기처럼 보이지 않게 하여 내놓기 시작한 것이 시초라는 설이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돈가스에 채 썬 양배추를 곁들이는 건 전쟁과 관련이 있긴 하지만 이것도 전쟁을 한참 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는 돈까스가 대중화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돈까스를 먹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 한국에서도 일식 돈까스가 대중화되었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 돈까스는 소위 말하는 경양식 돈까스고 사실 일본식 돈까스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고 널리 먹게 된 시점은 2000년도 이후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돈까스의 유래를 살펴보았으니 돈까스를 먹어보아야겠죠? 중랑구 묵동 먹골역 부근에 쪼매매운 냉면이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냉면만 파는게 아니라 돈까스도 팝니다. 평범한 옛날돈까스였지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과 맛이어서 소개합니다.
쪼매매운 냉면 가게의 외부모습입니다. 작고 아담하지만 오래된 느낌의 가게인 걸 보니 단골손님이 꽤 있는 곳 같았습니다.
쪼매매운 냉면의 메뉴판입니다. 물냉면, 비빔냉면 등 냉면종류와 직접 빚은 손왕만두가 있습니다. 그리고 왕돈까스를 비롯해 다양한 돈까스가 있습니다. 계절메뉴로는 떡만두국, 칼국수 등이 있습니다.
매장의 인테리어는 여느 분식집이나 냉면집과 비슷합니다. 특별히 뛰어나진 않지만 평범하기에 친근함이 느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냉면이나 돈까스와 같이 먹으면 좋은 온육수는 셀프로 따라 마시면 됩니다. 구수하고 뜨거운 온육수를 마시면 몸도 따뜻해집니다.
매운맛을 원하면 주문할 때와 포장주문시 겨자 식초를 미리 얘기하면 줍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나온 왕돈까스입니다. 두툼하면서 돈까스 소스도 뜸뿍 올라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입니다. 중국산 김치가 아니라 직접 담은 겉저리였습니다. 맛있습니다.
돈까스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주었습니다. 사진처럼 미리 잘라 놓고 스테이크를 먹으면 아메리칸 스타일, 먹을 때마다 한조각씩 자르면 컨티넨탈스타일(유럽스타일)이라고 누군가 말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한 조각을 먹기 전 단면을 찍은 모습입니다. 두툼한 고기가 먹음직스럽고 실재로 먹으면 맛있습니다. 돈까스는 남녀노소구분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저렴하지만 맛있는 왕돈까스를 잘 먹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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